학창시절, 한글날이 다가오면 학교에서는 글짓기 대회가 열리곤 했던 기억이 납니다. 한글을 사용하여 글짓기를 하는 것은 한글날을 기념하는 학교의 작은 행사였죠. 올해로 572돌을 맞은 한글날에는 전국 각지에서 다양한 행사가 열리기도 합니다. 세종대왕께서 백성을 위해 만든 문자(文字), 한글을 기념하고 세종대왕님의 업적을 기리는 날이 바로 '한글날'이죠. 덕분에 우리는 쉽게 글을 적고, 원활한 의사소통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양력 10월 9일, 이제는 법정공휴일이 된 한글날을 맞아 오늘은 한글날과 우리 글자인 한글에 대해서 좀 더 자세히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볼까 합니다.
한글날의 정의와 역사
세종대왕이 훈민정음(訓民正音), 즉 지금의 한글을 창제해서 세상에 반포한 것을 기념하고, 우리 글자 한글의 우수성을 기리기 위한 국경일이 바로 한글날입니다.
1926년 11월 4일(음력 9월 29일), 당시 민족주의 국어학자들의 단체인 조선어연구회의 주도로 세종대왕이 훈민정음(訓民正音)을 반포한지 480주년이 된 해를 맞이하여 이를 기념하여 이날을 제 1회 '가갸날'로 정하였는데, 이것이 한글날의 시초입니다. 우리나라 고유의 글자인 한글의 연구와 보급을 장려하는데 그 의의가 있다고 할 수 있었습니다.
가갸날로 시작되어 1928년 '한글날'로 개칭되었으며, 음력 9월 29일이었던 날짜는 광복 후에 양력 10월 9일로 확정되었습니다. 이전에는 흔히 말하는 빨간 날, 그러니까 공휴일이 아니었지만, 2006년에 국경일로 지정되었고, 2013년부터 법정 공휴일로 재지정되어 한글날을 기념하고 있다. 3.1절, 제헌절, 광복절, 개천절과 함께 '5대 국경일'로 이름을 올리고 나라의 경사스러운 날이 되어 기념하고 있습니다.
1997년 10월에는 <훈민정음 해례본>이 유네스코(UNESCO) 세계기록유산(Memory of the World)으로 등록되어 그 과학적 우수성이 세계적으로 널리 인정받고 있습니다.
훈민정음
정의, 의의, 중요성
“우리나라 말은 중국 말과 달라 한자와는 서로 통하지 아니한다.
이런 까닭에 한자를 모르는 백성들이 말하고 싶은 것이 있어도 기록으로 남기지 못한다.
내가 이것을 딱하게 여겨 새로 스물여덟 글자를 만드니
백성들은 이 글자를 배워 누구나 문자로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전해라.”
- 세종대왕 -
훈민정음(訓民正音)의 뜻을 한자 그대로 풀어보면 "백성을 가르치는 바른 소리"라는 뜻이 됩니다. 세종대왕이 백성을 생각하는 마음에서 한글을 창제한 이유가 그 이름에서도 고스란히 담겨있는 것이죠. 우리의 말은 있었지만 그것을 적을 글자가 없었기 때문에 한글창제 전까지는 중국의 한자로 우리말을 적었다고 합니다. 어려운 중국의 한자는 양반이 아닌 일반 백성들에게는 어렵고, 그 조차도 배울 기회를 얻기도 힘들었었죠.
훈민정음은 1443년(세종 25년)에 완성되고 3년 후인 1446년에 세상에 반포되었습니다. 훈민정음이 사용되기 전에는 우리나라의 문자가 없었기 때문에 중국의 한자를 빌려 사용해왔었습니다. 문법이 다른 한자를 우리말 문법에 맞추어 쓰다보니 여러가지 불편이 있었지만 한글을 사용하게 되면서 더욱 자유로운 표현으로 글을 적고, 상호 간의 의사소통이 더욱 원활해지게 되었습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훈민정음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록되어 그 가치가 널리 인정받고 있습니다. 자연발생적으로 생겨났을 것으로 추측되어지는 다른 문자들과는 달리, 훈민정음은 생성원리와 과정이 기록으로 남아있기 때문에 더욱 그 가치가 높게 평가받고 있습니다.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훈민정음 해례본>은 세종대왕과 함께 그를 보필한 집현전 학자들이 한글의 자음과 모음을 만든 원리와 용법을 상세하게 기록된 책입니다.
훈민정음은 크게 '예의'와 '해례'로 나뉘는데, 예의와 해례가 모두 실려 있는 것이 바로 <훈민정음 해례본>이라 합니다. 1940년에 처음 발견된 해례본은 간송 전형필에 의해서 보존되어 왔으며, 현재는 간송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습니다.
백성을 위한 목적으로 창제된 것은 한글이 인류 역사상 최초이자 유일무이하다고 합니다. 언어가 만들어진 목적과 유래, 창제 원리 등 세계관이 기록된 유일한 글자로, 훈민정음은 우리나라 국보 제 70호,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되어 그 가치를 존중받고 있습니다.
현재의 '한글'이라는 명칭은 '훈민정음(訓民正音), 정음(正音), 언문(諺文), 언서(諺書), 국문'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려져 오기도 했다고 하는군요.
한글은 합리적이면서도 과학적인 글자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어렵지 않기 때문에 국민들이 쉽게 배우고,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우수한 글자인 것이죠. 한글이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고 있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입니다. 과학적인 이유에 근거하여 의심할 여지없이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글자로 평가받고 있는 것이 바로 우리가 늘 사용하는 한글인 것이죠.
한글은 발성 기관의 소리와 형태에 따라 체계적이고 과학적으로 만들어 소리의 본질을 더욱 잘 보여주는 문자입니다. 발음 기관의 상형과 천지인(天地人)을 본뜬 상형의 원리로 창제되어, 세계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독창적인 글자입니다. 게다가 한글은 단 24개의 자모들로 세상의 모든 소리를 표현할 수 있을 정도로 과학적으로 뛰어난 글자이기도 합니다.
한글은 우수한 문자인만큼 우리 사회에 기여하는 바도 컸습니다. 한글이 충분히 보급되기 전에는 우리나라의 문맹률은 부끄러울 정도였다고 합니다. 글을 모르기 때문에 지식과 정보를 습득할 수 있는 기회가 제한되었기 때문이죠. 한글로 인해 사람들이 쉽게 배울 수 있는 체계로 지식과 정보를 교류하게 되었고, 우리 생활과 문화의 향상에 크게 기여했습니다.
일제강점기 시절, 우리 민족을 하나로 묶고, 우리의 정신을 보여주는데도 한글은 큰 역할을 해왔습니다. 신문, 잡지 등에 실렸고, 민중 계몽운동의 일환으로 한글을 가르치기도 했고, 한글을 연구하기도 했습니다.
한글은 우리 민족이 이룩해온 모든 것과 함께 해왔습니다. 우리나라가 힘든 시절을 이겨내고, 경제적·사회적·문화적으로 발전해온 것은 물론이고, 현재 우리나라가 국제사회에서 가지고 있는 명성과 지위를 얻게 되기까지 모든 과정에는 한글이 있었던 것입니다.
매년 한글날이면 우리나라를 일궈오는데 큰 역할을 한 한글에 대한 고마움을 새기고, 바른 우리말을 쓰겠다고 다짐을 하기도 합니다. 현존하는 어느 글자보다 뛰어난 한글의 우수성은 바로 우리 민족의 자부심이자 자긍심인 것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끼는 날입니다. 양력 10월 9일 한글날, 한국의 자랑인 한글을 조금 더 자세히 알고 그 고마움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