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을 떠올리면 생각나는 것은 아주 많습니다. 천고마비와 독서의 계절, 들판을 수놓는 가을꽃, 황금빛으로 익어 고개를 숙이는 곡식들 등. 가을은 쓸쓸하지만 한편으로 세상을 아름답게 바꿔놓습니다. 그중에서도 빠질 수 없는 것은 온 산을 울긋불긋 물들이는 가을 단풍이 아닐까 싶습니다. 늘 푸르기만 할 것 같던 녹색의 나뭇잎들이 빨갛게, 노랗게 저마다의 색깔로 물들어 세상을 형형색색으로 옷을 갈아입기 시작하죠. 오늘은 가을이 되면 단풍이 물드는 이유와 원리에 대해 간단하게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볼까 합니다.
단풍(丹楓)
단풍은 기후, 계절, 날씨가 변화하면서 나뭇잎에 생리적, 생화학적 변화가 일어나 잎이 붉게 물드는 현상을 말합니다.
단풍이 물드는 이유
뜨거운 햇살이 내리쬐는 더운 여름이 지나가면 가을이 찾아옵니다. 울긋불긋 단풍이 물들게 되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서 찾을 수 있다는군요.
더운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면 날씨가 크게 바뀝니다. 태양이 하늘에 떠있는 시간이 줄어들어 낮이 짧아지고, 밤이 길어지게 되죠. 이 때문에 낮과 밤의 일교차가 커지게 되고, 평균기온 또한 감소하게 됩니다. 낮이 짧아진다는 것은 태양의 고도가 낮아지고, 일조량이 감소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계절이 넘어가면서 나타나는 기후의 변화가 바로 단풍이 물드는 원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식물은 광합성을 통하여 생장에 필요한 영양소를 얻습니다. 하지만 낮이 짧아지면 필요한 영양소를 충분히 얻을 수 없고, 건조해지는 날씨에 대비에 수분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한 준비가 필요하죠. 식물이 수분과 영양소를 보존하기 위한 방법이 바로 낙엽입니다. 식물이 낙엽을 떨어뜨리기 위해 준비하는 과정이 바로 단풍인 것이죠.
단풍이 드는 원리
계절의 변화로 기후가 바뀌면 단풍이 물드는 것처럼 인체 내에서도 변화가 생기게 됩니다. 일조량과 기온은 인체 내의 다양한 호르몬 분비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계절이 바뀌는 환절기에는 인체 내에서도 갑작스러운 변화가 생기기 때문에 몸이 나른해지거나, 쉽게 피로함을 느끼거나, 면역력이 감소해 감기에 잘 걸리거나, 계절성 우울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증가하는 등 인체가 날씨변화에 잘 적응하지 못하면 여러가지 증상이 나타나곤 하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단풍이 드는 원리도 날씨가 바뀌는데 대한 인체변화와 비슷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봄과 여름에는 무럭무럭 자라며 성장에 집중하던 식물이 낮이 짧아지고, 기온이 감소하는 날씨에 따라 성장을 멈춥니다. 그리고 나뭇잎에는 생리적 변화가 일어나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단풍입니다.
원래 나뭇잎은 녹색을 가지고 있지만, 나뭇잎에는 다양한 종류의 색소들이 존재합니다. 다만, 엽록소가 가장 많고, 활발하기 때문에 우리 눈에는 녹색으로 보이는 것이죠.
가을이 찾아오면 일조량의 감소와 기온의 변화에 따라 엽록소의 기능이 저해되고, 그 수가 점점 감소하게 된다고 합니다.
단풍나무의 경우에는 엽록소가 소실되고 그와 함께 광합성의 산물인 포도당의 이동도 느려진다고 합니다. 이 포도당과 붉은빛을 가지는 안토시아닌 색소가 결합하여 더 밝은 붉은색을 가지게 됩니다. 단풍이 붉게 물드는 원리인 것이죠.
은행나무의 경우, 엽록소와 카로티노이드계 색소가 함께 존재하는데, 가을이 되면서 엽록소가 점점 소실됨에 따라 카로티노이드 색소가 노출되어 노란색으로 물드는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단풍이 드는 원리는 계절의 변화로 엽록소가 감소함에 따라 기존에 보이지 않던 다른 색소들이 부각되면서 빨강, 노랑 등 여러가지 색깔이 나타나는 것입니다.
단풍은 일교차가 클수록 더욱 색이 진해지고, 아름답게 물든다고 합니다. 낮과 밤의 온도차가 클수록 안토시아닌과 카로티노이드계 색소들의 화학작용이 활발해지기 때문이라고 하네요.
지금까지 단풍이 드는 이유와 원리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았습니다. 단풍이 물들고, 절정에 다다를 시기가 얼마남지 않았는데요. 단풍놀이를 즐기기 위해 많은 분들이 단풍이 물들기 시작하기만을 기다리고 계실 듯 한데요. 아무쪼록 유익하셨길 바라며 올해 예쁜 단풍을 즐기며 행복한 가을 보내시길 바랍니다.